800만원으로 시골집 산 20대…대기업 직장인보다 더 번다 [방준식의 N잡 시대]

입력 2023-02-26 07:00   수정 2023-02-26 14:44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800만원으로 다 쓰러져가는 시골집을 사서 고친다고 하니 부모님이 뜯어 말리셨어요. 인테리어에만 8개월이 걸렸죠. 처음에는 대학 동기와 작업실로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비는 시간이 많더라고요. 남는 방이 돈을 벌어다 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공간공유 사업에 뛰어 들었죠. 그렇게 2030들을 모아 '촌캉스'를 즐기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삼시세끼를 함께 시골에서 먹고 자면서 1박2일을 즐겼죠. 지금은 대기업 직장인 부럽지 않게 벌고 있어요.

휴학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경험한 대학생은 어느날 문득 생각이 들었다.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가는 공식이 지금도 통할까?" 더이상 회사에서 주는 월급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대학교 동기와 경기도 여주시에 작은 작업실을 샀다. 하지만 정작 학교와 회사일로 작업실이 오래 비자 공간을 팔기로 결심했다. '뭘 할지 몰라 뭐든 해보자'(mmhm)라는 이름처럼 정말로 뭐든 했더니 이제는 일반 직장인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취미 플랫폼 문토의 호스트 '비기넨드'(진현아·25)의 이야기다.

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문토에서 호스트로 활동중인 3년차 N잡러 '비기넨드'(진현아·25) 입니다. 대학교 동기와 함께 둘이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뭉친 팀입니다. 대학교를 휴학하고 사회생활을 경험해보니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가고 안정된 수입을 번다는 이전 세대의 공식이 저희 세대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저희만의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로 결심해서 N잡에 뛰어 들었죠."

Q. 어떻게 아이디어를 내셨나요.
"경기도 여주시에 우리만의 작업실을 만들었어요. 철거부터 리모델링에 인테리어까지 8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공들여 작업실을 마련했죠. 하지만 학교나 회사일로 서로 바쁘다 보니 정작 작업실로 사용할 시간이 없었죠. 빈공간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렇게 2021년 봄부터 작업실을 다른 이들에게 제공했어요."


Q. 새로운 형태의 창업이군요.
"공간 공유를 시작하면서 제대로 사업화하고 싶었어요. 초기에는 ‘1인 여행객을 위한 여행 매칭 플랫폼'이라는 하이퍼 로컬 커뮤니티 서비스를 구상했었는데, 가장 큰 경쟁사로 문토를 꼽았었죠(웃음). 먼저 도심과 멀지만 평화로운 시골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콘셉트로 살렸어요. 일상에 지친 2030 세대를 타겟으로 한 모임 콘텐츠를 구상했죠. 그렇게 촌캉스(촌+바캉스)를 즐기는 ‘mmhm(뭘 할지 몰라 뭐든 해보자)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재미로 올렸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렸죠. 1년 만에 '셀렉티드 호스트'로 뽑혔고, 거의 매주 주말마다 유료 모임을 열어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Q. 호스트 일과를 소개해주세요.
"친구와 두 명이서 일하다 보니 같이 메인으로 잡고 있는 프로젝트가 하나씩 있어요. 친구는 부동산 쪽 일을 하고, 저는 문토에서 진행되는 유료 모임을 관리 및 기획하고 있죠. 평일에는 △모임 기획 △다큐멘터리 영상 회의 △N잡 로컬 크리에이터 지원사업 △신사업 구상 등을 하죠. 주말은 모임을 진행하느라 바빠요. 보통 토요일 낮부터 일요일 낮까지 1박2일로 진행하고 있어요."

Q. 애로 사항이 있었나요.
"가장 큰 목적은 '농촌에서 할 게 뭐가 있어?'라는 편견을 깨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호스트들이 농촌에서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저희가 그 일을 실현하도록 도왔죠. 그런데 다들 바베큐와 불멍 외에 뭘하면 좋을지 감을 잘 못 잡더라고요. 모임 취지가 뚜렷하지 못해서였는지 대부분 수동적이었죠. 그렇게 처음 2회의 모임은 운영에서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그러다 한 호스트가 '차라리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해서 운영해보라'며 아이디어를 줬죠. 자유도가 너무 높으면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부담감을 느낄 수 있어서였어요. 3번째 모임부터는 5개 촌캉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하나를 고르는 방식으로 바꿨어요. 그랬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Q. 월 매출은 어느정도 발생하시나요.
"플랫폼을 통한 수익은 매달 100만원 정도입니다. 여기에 △공간대여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합치면 매달 또래 친구들의 월급 1.5배 이상의 매출이 N잡에서 발생하고 있어요. 앞으로 △북 스테이 △하이킹 △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수익을 늘려갈 생각입니다."

Q. 초기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나요.
"저희가 만들어 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유료 모임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초기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어요. 예상치 못한 지출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 무엇이든 나누는 걸 좋아하다 보니 간식비 같은 게 추가적으로 들기는 해요."



Q. 제2인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추천하시나요.
"평소 하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다면 그것들로 N잡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해요. 처음부터 다 갖추고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에는 재미삼아 대학교 동기 둘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시작했는데 이제는 하나의 독보적인 파이프라인이 됐어요. 혼자가 힘들다면 팀으로 도전해보세요."

Q.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800만원으로 다 무너져가는 시골집을 고치겠다고 하니 그렇게 말도 안 되게 힘든 일을 왜 하냐는 이야기를 진짜 많이 들었어요. 10명이면 10명 다 반대를 했죠. 처음 작업실 공사에 착수할 때, 샷시나 미장 같이 저희가 하기 어려운 부분은 용역을 맡겼었거든요. 그때 공사하시는 분들과 여러 가지 문제들이 터지는 바람에 매일이 투쟁의 연속이었죠. 그러다 프로젝트 모임이 매번 매진이 되면서 이제 주변에서도 인정해주세요."

Q. 개인의 삶에 영향을 끼친 것도 있을까요.
"초기 모임의 목적이 돈을 버는 것만은 아니었어요. 많은 사람이 농촌의 매력을 알게 하기 위해 시작했죠. 평일엔 본업, 주말엔 청소 및 모임을 진행하면서 일주일 내내 일하기 때문에 정말 힘든 일이라 주변 사람들은 ‘이 일들을 왜 하냐’고 많이 물어요. 그래도 모임을 통해 얻은 보람이 더욱 커 앞으로도 계속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플랫폼에서 활동하다 보니 새로운 N잡의 기회가 계속해서 생겨나는 것 같아요. 파이프라인을 계속해서 늘려가기 위해 왠만하면 거절은 하지 않습니다(웃음). 호스트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두 달이 되었는데요. 잡지 ‘시골사용설명서’도 제작 중입니다. 이번 호의 주제는 ‘여주'인데요. 앞으로 다른 지역으로도 확장할 예정입니다. 혹시 시골에 놀러 가고 싶은데 뭘 할지 몰라 망설이고 계시다면 한번 읽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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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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